2020. 9. 11. 08:30ㆍ집밥 아이디어/메인
유후~ 드디어 금요일이에요^^ 이번 주는 굉장히 빨리 지나간 느낌이네요.
여러분은 숙주나물 좋아하시나요? 숙주나물이 녹두를 틔워서 얻어내는 나물이라는 건 알고 계시죠? 제가 사는 이곳 싱가포르는 항상 고온다습해서 그런가 몸집이 상대적으로 큰 콩나물은 중간에 콩이 썩고 영 안되더라고요~~ 그걸 사람들이 알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곳에선 콩나물보다는 녹두나물을 활용한 요리가 훨씬 더 많고요~~ 쌀 컵으로 반 컵 정도로 4~5일 정성스레 키우면 어마 무시한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녹두나물 키우기 한번 보실래요?
<누구나,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녹두나물 재배 프로젝트>
1. 쌀 컵으로 반 컵 정도 되는 양의 녹두를 잘 씻어서 하룻밤 불립니다.
2. 물이 잘 빠지는 소쿠리와 깔개를 준비하셔서 불린 녹두를 평평하게 펴줍니다.
3. 비슷한 크기의 양푼과 간장종지를 준비해서 양푼 - 간장종지 - 2번 - 젖은 수건 - 양푼 순으로 놓고 매일매일 자주 물을 주었지요.
4. 하룻밤 이틀 밤 쏙쏙쏙!!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이젠 먹어야지요. 누굴 나눠줘야 되나 고민한 정도로 많은 양이 나왔습니다.
여러분, 녹두나물이 숙주나물이 된 썰, 혹시 알고 계세요??
조선시대에 천재적인 학자였던 신숙주가 단종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여섯 명을 (사육신) 세조에게 고변했더랬죠. 그런 신숙주가 너무나도 미웠던 백성들은 녹두나물이 쉬이 상하는 특징을 보고 숙주나물이라 부르기 시작한 거래요. 변심을 그렇게 쉽게 했다고요. 혹은 만두 만들을 때 녹두나물을 신숙주라 생각하고 팡팡 짓이겨서 만들라는 의미로 숙주나물이라 부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아무든지간에 신숙주의 후손들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가 녹두나물을 숙주나물이라 부르지 않는 것이래요. 조상한테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것이죠. 재미있기도 역사의 어두운 면이기도 한 녹두나물 혹은 숙주나물에 대해 썰 좀 풀어봤네요 하하하. 저는 개인적으로 신씨 가문과는 전혀 연관은 없으니 내키는대로 불러요.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데, 마침 남편이 속이 영 안 좋다고 해서 점심에 채소죽을 만들었어요.
<채소죽 만들기>
재료 - 찹쌀 1컵, 맵쌀 1컵, 국간장, 후추, 피시소스, 양배추 3장, 당근 작은 것 한 개, 양파 한 개, 대파 한뿌리, 부추 한 줌, 녹두나물
1. 쌀을 잘 씻어서 쌀:물 = 1: 6 정도의 비율로 맞춰서 압력밥솥에 넣고, 그 위에 국간장 3스푼, 후추 3번 정도 팡팡팡!!, 피시소스 한 바퀴 뱅~ 돌린 뒤 뚜껑 닫고, 끓기를 기다렸다가 3분 정도 추가 딸랑거리게 놔뒀어요.
2. 쌀이 압력밥솥에서 익을 사이에 채소 준비를 했죠. 양배추, 당근, 양파, 대파, 녹두나물을 잘게 다졌어요. 그리고는 기름 두른 팬에 삭삭삭 볶아줬지요.
3. 1의 압력밥솥에 김이 다 빠졌으면 가스불을 최대한 약하게 한 뒤, 2를 넣고 휘휘 저어 주시고 마지막으로 부추 넣고 참기름 둘러주세요~~~
여기서 잠깐~!! 왜 재료를 따로 준비해요? 왜 때문에 재료를 볶아요??
이유는 두 가지예요.
1. 압력밥솥 안에 한꺼번에 넣고 끓이면 시간이 훨씬 단축이 되긴 하지만 채소의 고유한 색이 날아가서 예쁘지 않고, 그야말로 곤죽이 돼버리는 수가 있어요.
2. 당근은 기름과 열에 조리해야 베타카로틴 (비타민A군)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고, 저처럼 삶은 양배추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양배추를 볶아줌으로써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작업인 거죠.
저희 딸은 백김치를 정말 좋아해요. 본인 말로는 아가 김치래요. 일리가 있지요. 맵지가 않으니까요 ㅋㅋ. 요즘 양배추가 제철이라 엄청 싱싱하고 가격도 정말 저렴해서 양배추 한 통으로 백김치를 담갔더니 정말 한~통이 나오더라고요. 덕분에 저희 딸상전은 최애 하시는 백김치를 거의 때마다 먹고 있네요. 양배추는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해서 저도 참 즐겨먹는 는 식품인데, 딸내미도 좋아하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어요.
오랜만에 준비한 집밥 아이디어, 참신했나 모르겠네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저는 월요일에 뵐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에 봬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