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30. 01:12ㆍ성실엄마 일상/성실엄마 이야기
안녕하세요 성실엄마 입니다. 오랜만의 성실댁 근황 늬우스~~!! 제가 싱가포르 거주 햇수로 5년차 입니다만, 아직도 이 나라의 의료 시스템에는.. 할많하않 (할 말은 많지만 하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냥, 한국이랑 굉장히 달라서 오는 해프닝 정도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에 사건이 또 터졌지요.
원인 모를 복통!!
배 아플때는 게비*콘 아니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왜 며칠 째 먹고 있는데도 저 아저씨처럼 편안하지 않는 거야? 임신 가능성 제로, 그런데 왜 속이 매스껍고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프냔 말이지!! 병원을 가봐야겠어 ㅠㅠ
의사 선생님은 질문 폭탄을 투하하셨죠.
언제부터 배가 아팠어요?
배 어느 부분이 아픈가요?
마지막 생리일은 언제입니까?
설사하셨나요?
소변 후 잔뇨감이 있으신가요?
화장실이 자주 가고 싶으세요?
등등등.. 진짜 네버 엔딩 ㅠㅠ
그리고는 드디어 누워서 배를 눌러보는 검사.. 아니 갑자기 배를 쑤욱~ 누르더니 오른쪽 옆구리를 뽷!! 진짜 억!! 소리가 나더이다 ㅠㅠ
이렇게 하니까 불편해요? 이거 문제인데..
(이렇게 하면, 그대라도 아플걸??!!!)
소변검사를 해봅시다.
----검사 후----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전문의를 찾아가 보셔야 할 듯합니다. 바로 연결해 드릴 테니 레터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 밤에 열이 나거들랑 바로 응급실을 가셔야 합니다. 일단 항생제 일주일치드릴 테니 이거 다 드세요.
그렇게 엉겁결에 응급환자가 되고, 항생제를 일주일 먹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문의를 찾아갔더니 똑같은 질문을 하시고 계시잖아요..
전문의 왈,
오늘은 일단 소변검사를 하고, 콩팥 엑스레이 찍으러 예약할 테니, 그쪽에 가셔서 엑스레이 찍으세요. 창자에 변이 차 있으면 콩팥이 안보이기 때문에, 동봉해 드리는 변비약을 드신 뒤 응아를 말끔히 빼내시고 가셔야 합니다. 금식 필수고요, 물도 안되요~!! 아 그리고 항생제 3일 치 더 드릴게요~
엑스레이 당일... 긴 가운을 입고, 천장에 매달린 엑스레이 기계 아래에 누워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어른 주먹만 한 무언가를 골반뼈 안쪽에다 놓은 뒤 복대로 있는 힘을 다해서 꽉!! 졸라 매더군요 ㅠㅠ 진짜 토할 뻔 ㅠㅠ
아니, 콩팥 검사를 하는데 왜 엑스레이??
엑스레이 8~9장을 약 1시간 반에 걸쳐서 찍었... ㅠㅠ
얘, 한국 같았으면 바로 CT실 보냈다 ㅠㅠ
엑스레이 검사 결과 기다리는데 3일 기다리라니...
그리고 하필 엑스레이 검사결과 나오는 전날 코로나 검사를 해서 문밖출입을 할 수 없었.... 그때까지 총 10일 치 항생제를 먹어서 그런가 전혀 배는 안 아팠는데, 그래도 의사 선생님들이 제가 곧 죽기라고 할 듯, 대수술이라도 해야 할 듯한 반응이어서 정말 피가 말랐어요.
난 아직 죽으면 안 되는데...
여보, 혹시라도 내가 먼저 가더라도
우리 딸을 위해서 재혼은 참아줘.
할 땐 하더라도 애가 대학이나 가거들랑...
아니지, 내가 왜 죽어??
난 악착같이 살 거야!!
진짜로 저렇게 하루에도 백 번씩 마음이 오르락내리락 ㅠㅠ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짜고짜 그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전화를 해서 사정 얘기를 한 뒤, 검사 결과를 전화로 듣기로 했어요.
소변검사와 엑스레이 결과,
특이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제일 좋은 소식 아닌가요? 일단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갑자기 억울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이 한마디 듣기 위해 10일을 걱정하며 지냈다는 게.. ㅠㅠ 그래도 문제가 없다는 그 한마디에 얼마나 안도감이 들던지... 하아... 진짜.. 제 인생엔 왜 중간이라는 게 없는 걸까요.. 이건 정말 너무 롤러코스터 같잖아요..
이번에 한 가지 배운 것은요, 복통은 정말 엄청 복합적인 원인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거예요. 그게 위통뿐만이 아니라, 신장, 방광, 여자라면 자궁 등등 설명하자면 끝도 없고요. 일단 열이 나면 무조건 적신호입니다 (염증이 있다는 증거니까요.) 한국은 의료천국이니 어디가 아프시면 더 키우지 마시고 제때 병원 가셔야 합니다~~
이렇게 푸념으로 시작해서 잔소리로 끝나는 오늘의 포스팅이었습니다(멋쩍은 건 나의 몫..) 우리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요~~~ 오늘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