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오랜만에 클라식한 한식 한차림, 소고기뭇국에 김치반찬 3종세트

2020. 6. 12. 11:22집밥 아이디어/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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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앙.. 오늘 딸내미 유치원 데려다주고 집으로 오는 길에 폭우를 만났어요 ㅠㅠ 그래도 남편이 먹고 싶다 하는 순두부찌개 만들어주러 순두부랑 오징어, 조개, 새우 사 가지고 왔네요. (난 현모양처야 암만..)  그리고 비도오고 해산물도 샀는데 파전 한 장 정도는 부쳐줘야 센스 있는 성실엄마 소리 한번 들을 수 있지 않겠어요? ㅎㅎ 순두부찌개랑 파전 포스팅은 내일 하도록 할게요~~ 

 

아침에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잔뜩 시장 봐온 물건들을 넣으려고 부엌에 갔는데, 오메야... 매달아 놨던 바나나가 어찌나 잘 익었는지 껍데기가 주욱 벗겨져서 속살을 보이고 있더만요.. 아이고 얘야.. 일루 와라 일루 와, 아무래도 오늘 아침밥은 바나나 팬케익 인가 보구나.. 바나나 두 개, 계란 하나, 바나나 시럽, 설탕, 계핏가루, 베이킹파우더, 베이킹 소다 넣고 두툼한 바나나 팬케익 만들어서 신랑이랑 나눠 먹었어요. (딸내미 것도 조금 남겨 놓고요 ㅎㅎ)

 

캬아~ 메이플 시럽까지 얹으니 금상첨화 로고 ♥

 

옷 벗고 있는 바나나 덕에 급히 만든 바나나 팬케익.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 어제 먹은 아이들을 소개해야겠네요~ 어제 충격의 달팽이 사건을 뒤로하고, 이불빨래하고, 아침도 잘 차려먹고 나서 포스팅 및 피드 한 바퀴 쌩 돌은 다음에 청소기도 한바탕 돌렸어요. 하아.. 시간이 벌써 12시더군요. 오늘은 다른 반찬 못하겠다. 있는 거나 차려먹자 했죠. 그래서 신랑 점심 주려고 소고기 뭇국 데우고, 밥이랑 반찬을 차렸어요. 저는 건너뛰었어요. 아침에 먹었던 땅콩버터가 소화가 참 느리게 되거든요 ㅋㅋ 반찬 꺼내면서 하나 집어먹어 봤는데.. 우와, 저 이제 비비고 김치 팬 할래요. 종*집 김치 관련자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지만, 얼마 전에 먹었던 6조각에 8불짜리 종*집 김치보다 더 맛있던데요..? (분발 좀 해주세요~!)

 

펄펄 끓는 소고기 뭇국에 잡곡밥, 비비고 열무김치, 집에서 만든 배추김치, 현지에선 깡꽁으로 불리는 공심채, 혹은 모닝글로리 반찬.

 

제가 웃기고도 좀 어이없는 만담 하나 풀어볼게요. 어젯밤에 빨래를 예쁘게 개키고 나서 뿌듯한 마음으로 소파에 앉아있는데 전화가 오는 거예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 폰은 발신자 표시가 뜨지 않아요. 저렴한 요금제로 쓰는 대신에 저런 부가 서비스는 모조리 지워버렸거든요. 어쨌든 전화가 와서 헬로~? 하는데 뚝 끊기는 상황이 약 5번 정도가 30분 사이에 생겼어요. 슬슬 무서워져서 여섯 번째 전화가 왔을 때 저희 남편한테 받으라고 했죠. 그런데도 그냥 끊기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저런 전화가 온 게 밤 9시 반이었나 그랬는데, 이번엔 제가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HELLO!!! HEY, STOP RINGING ME!!! 막 짜증 바가지를 냈죠. 

그러니까 저쪽에서 들려올 듯 말듯한 할머니 소리...

sdugheiqdk?? (하나도 못 알아듣겠음.)

What did you say? (이미 성질 나서 플리즈고 나발이고 예의 지키는 소리 입 밖으로 안 나옴.)

Wrong number ah?

Yeah, I think you've got a wrong number.

Wrong number ah?

(여기서 싱글리시 대방출) 안띠~!, 롱 넘버라~~, 스똡 꼴링미레~!

(Auntie, wrong number lah, stop calling me leh!)

오~~~ 오께 오께. (Oh~~~ okay okay)

 

예전에 제가 싱글리쉬에 대해 말씀드린 적 있죠? 싱글리쉬는 약간 뭐랄까.. 중국어 성조에 영어를 입혀서 끝 말에는 항상 라, 레, 오, 아 등등의 추임새를 넣어주는 싱가포르의 독특한 영어라 할 수 있어요. 이 할머니도 전화를 하면서 왜 내가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당황하셨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늦은 시간에 전화 잘못 걸어서 미안하다 정도는 말씀해 주시면 좋았을 텐데, 아휴 제가 이해를 해야죠 뭐. 중국 사람들은 예전에 문화혁명 때 아주 세게 데어서 누구한테 미안하다는 소리 절대 안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다 늦은 밤에 괜히 성질부리고, 되도록이면 안 쓰려고 하는 싱글리시까지 대방출해낸 이야기였습니다. 

 

잘 개켜진 빨래들.. 이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았음. 

 

벌써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됐네요. 오늘은 티친님들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하네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불금 이잖아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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