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3. 08:30ㆍ성실엄마 일상/싱가포르 속 음식
안녕하세요~ 어제 여기는 하늘이 뚫린 줄 알았어요. 얼마나 바람 세차게 불면서 비가 쏟아지는지 발코니에 걸어놨던 빨래가 다 뒤집어지고 홈빡 다 젖고 ㅠㅠ 아흑.. 저는 왜 빨래만 하면 이렇게 비가 오는가 몰라요. 이제 싱가포르는 완연한 우기인가 봅니다. 이럴 때는 정말 감기를 조심해야 하는데 어디서 왜 때문에 걸린지는 몰라도 어제저녁부터 목이 따끔따끔하고 코가 막히는 것 같고 머리가 묵지근 하네요. 이럴 때는 뜨끈한 온돌방에 땀 푹 내고 한숨 자주면 진짜 거뜬한데 해외 살다 보면 정말 별게 다 그립고 그러네요.
저는 제 식구들이 아프면 죽이고 뭐고 해줄수 있지만 제가 아프면 답이 없어요ㅠㅠ 신랑이 요알못이라 배달을 시키든지 아픈 몸뚱이 이끌고 부엌을 들어가든지 해야 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우 후자를 택해요. 자, 그래서 무얼 먹었는고 하니 ㅎㅎ
저희 세식구 10불로 한 끼 해결한 썰을 풀어볼게요. 혹시 예전에 싱가포르 서킷브레이커 시절에 제가 영양제 사는데만 140불 쓴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기승전 물가 비싼 싱가포르 ㅠㅠ) 그때 싱가포르 마트에서 산 고기들도 소개해 드렸는데, 맞아요~ 거기에서 이번에는 폭너클은 안하고 로스트 치킨만 구입했지요.
2020/06/05 - [성실엄마 일상/성실엄마 이야기] - (D+3) 두달만에 지하철 타기, 약국가서 비타민 쓸어온 썰. (feat. 로스트 치킨과 폭너클로 황제다이어트 한 썰)
마트에서 산 것 - 로스트치킨 $4.9 호주산 브로콜리 한송이 $2.45, 버섯 $1.5 그리고 마트 내 베이커리에서 프렌치 브레드 큰 것 한 덩이 $1.5 도합 $10.35입니다.
집에 와서 한 것이라고는..
1. 버섯 씻어서 물기 빼고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소금이랑 후추 넣고 볶기
2. 브로콜리 한입 크기로 잘라서 데치고 씻기
3. 치킨이랑 빵 자르기
일단 부엌도 들어갔고, 나름 재료 손질도 했고, 볶고 데치고를 했으니.. 집밥은 집밥이되 나이롱 집밥이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양심은 있어가지고, 차마 집밥 메뉴에 올리지도 못하고 싱가포르 음식 소개하는 곳에다가 살짝 얹어놓고 있네요 아하하하하하^^;;;;;
몸도 안 좋은데 저렇게 뻑뻑한 게 어떻게 들어가냐고요? 해외 살이 10년 넘게 하다 보니, 이제는 국물 없어도 목구멍에 잘 넘어가더만요 ㅎㅎ 저런 간편식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딸상전과 성실아범은 맛있다면서 쌍엄지를 치켜세우고.. 괜히 미안해지는 것은 기분 탓이라며 스스로를 다독거렸다는 건 안 비밀..
아무래도 오늘은 딸상전 유치원 있을 동안 자리 보존하고 최대한 쉬어야겠어요. 근데 진짜.. 왜 이렇게 할 일들이 제 눈앞에 펑펑 튀어나와서 나 좀 치워요, 여기 좀 닦아줘요, 정리 좀 해줘요 하는 것 같은지 모르겠네요 ㅜㅜ 눈을 닫고 귀를 닫아야 할 것 같아요 ㅋㅋ
건강한 하루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