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슬기로운 설 명절 보내기 (feat. 중국식 설 문화는 이렇습니다~~)

2021. 2. 16. 10:41성실엄마 일상/성실엄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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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정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고자 하시는 모든 일 잘 이루시는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희는 구정이면 해마다 다른 나라에 가서 놀곤 했어요. 왜냐면 여긴 가족도 없고, 왠지 쓸쓸하니깐요. 싱가포르 지리상 동남아 인접 국가가 많아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싼값에 이동할 수 있고,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싱가포르보다는 훨씬 저렴하니까 빡쎌지도 모르는 한해를 호캉스로 시작하기에 제격이었던 탓이죠~

 

허나.... 코로나는 이 또한 허락하지 않습니다. 올해는 정말 휑한 구정이었어요. 떡국이요? 안 해 먹었어요 ㅠㅠ 대신 저희랑 똑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 중 하나가 본인 집으로 초대해 줘서 구정을 지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싱가포르에 사니까 현지인들이 하는 걸 좀 따라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가족 모두가 빨강 옷으로 대동단결하고 갔더랬어요. 성실댁표 잡채와 김밥을 잔뜩 만들어서 말이죠~~

 

오늘은 싱가포르인들이 구정을 지내는 방법을 소개해볼까 해요.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70% 정도가 중국계입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설 명절에 중국문화를 가진분 집에 초대받았다면 이렇게 하시면 센스쟁이 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1. 옷은 빨강색으로 입어주세요. 중국어로 새해는 新年씬니엔 이라고 합니다. 동음 이의어로 니엔 이라는 말은 괴물이라는 뜻도 된대요. 이 괴물은 빨간색을 싫어해서 사람들이 빨간색 옷을 입고 집에 빨간색을 주렁주렁 다는 것이라 하네요. 그리고 중국 문화에서 빨간색은 부와 행운을 상징하기도 해요.

중국은 복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좋아해요~

2. 귤을 두개 준비하세요~ 물론 박스로 구입하셔도 되지만, 일반적으로 남의 집에 갈 땐 귤 두 개를 꼭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그 해의 복과 재물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뜻이래요.

설 명절에 귤 두개 꼭 챙기세요.

3. 홍빠오!! 즉 빨강 봉투에 신권을 넣어서 아이들이나 어른들, 심지어 가정부에게도 줍니다. 금액은 2,6,8,10으로 짝수로 해주세요. 절대 4가 포함되면 안 돼요. 중국에서 8은 아주 좋은 숫자로 대접을 받기 때문에 8, 18, 28... 등으로 준비하시면 좋아요. 48은 안돼요!!!!!

4를 제외한 짝수의 금액으로 돈을 준비하세요.

4. 이제 덕담을 준비해야겠죠? 씬니옌콰이러 新年快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꽁씨파차이 恭喜发财 (돈 많이 버세요, 대박나세요),완쓰루이 万事如意 (모든 일이 술술 풀리시길 바라요),션티찌엔캉 身体健康 (건강하세요) 등이 있습니다. 

 

 

실은 초대를 해준 친구는 조선족이예요. 심성도 참 작하고, 똑똑하고 뭐하나 나무랄 것 없는 친구죠. 본인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인데 현재의 정부가 하는 걸 보면 너무 기가 찬다고 할 정도이니, 모든 중국사람들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어요. 어느 정도 배우고, 트인 중국인이라면 세상 돌아가는 판세 정도는 다 알아요. 중국 정부 자체가 언론을 통제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걸 전혀 허용하지 않으니까 나라안에 살고 있는 민초들만 잘 모를 뿐이죠..

 

요즘 한국과 중국 사이가 굉장히 않좋은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화가 나는 일이네요. 모든 나라를 적으로 만들 계획인 것인지는 몰라도 너무 앞뒤 안 가리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누굴 두둔하거나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자면 대한민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니 대외의존도가 엄청 높기 때문에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함부로 대할 수도 없는 처지라는 것도 알고요. 그럼에도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딱 부러지게 할 말은 하고, 선을 긋는 기술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외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쉽지 않으니 문제이고요.. 어서 빨리 코로나도 끝나고 중국의 어이없는 태도도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제 다음 연휴는 언제인가요? ㅋㅋㅋㅋㅋ 오늘 하루 활기차고 기분좋은 그리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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