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8. 11:42ㆍ집밥 아이디어/메인
안녕하세요~ 성실엄마 성실댁 입니다~
어머, 그냥 글을 써본건데 성실댁..뭔가 입에 촥 휘감기면서 쫀득한 맛이 있는데 저 이참에 이름 바꿀까요?? ㅋㅋ
어제는 비가 비가 어찌나 오는지 아이 하원 시키러 갈 때 비옷에, 우산에 비 장화까지 바리바리 싸갔지 뭡니까. 저희 딸내미는 페파 피그를 매우 좋아하는 만 4세 꼬마 아가씨로서 (본인이 스스로를 그렇게 칭하네요. Proper little lady라며 ㅋㅋ) 비가 오면 항상 흙탕물에서 뛰어야 기분이 매우 좋아 지시는 분 이시죠.. 분홍퐁을 너무 좋아하는데 노란색도 좋아해서 우산이랑 우비는 노랑이고 신발은 분홍이고... 내 눈 어쩔 것이냐 이 꼬마 패션 테러리스트 같으니라고 ㅎㅎ
제가 점심에 에너지 폭발하는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망정이지 팽팽 도는데 비도오고 저 짐을 다 싸가지고 빈 속으로 다녔더라면.. 아이고 상상금지 ㅠㅠ
자.. 그럼 어제 먹었던 간단하고도 건강한 식단을 공개해 볼게요~ 신랑이 며칠 동안 생선 먹자고 해서 어제는 딸내미 등원시켜주고 집에 오는 길에 마트를 또 갔죠. 여기는 고등어가 한국처럼 실한 게 그렇게 많이 없어요~ 좀 작은 건 많이 있는데.. 그런데 어제는 정말 엄청 실한 고등어가 얼음 위에 딱~~ 누워있는 거예요.
이건 사야해~!
이거 머리 자르고 꽁지 자르고 배 갈라 주세요~! 플리즈~~~ (여기 사람들은 닭이고 생선이고 할 것 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먹기 때문에.. 이렇게 말 안 하면 정말 그냥 그대로 다 줍니다..ㅠ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벌써부터 고소하고도 비릿한 고등어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것만 같았죠. 집에 돌아오니 거의 9시 이길래 부랴부랴 먼저 고등어 먼저 꺼냈어요. 저희 신랑은 구워 먹는 생선을 좋아하고, 저도 구운 생선 좋아라 하지만.. 어제 고등어는 엄청 크기도 했거니와 오랜만에 고등어조림을 먹고 싶어서 그냥 두 개 다 준비했어요.
<고등어조림>
감자 2개, 양파 반개, 마늘 4톨, 대파 조금, 간장 1 국자, 물 반 국자, 고춧가루 반 티스푼, 굴소스 한 스푼
1. 뚝배기에 다진 마늘, 간장, 물, 굴소스 넣고 휘휘 풀어줍니다.
2. 썰어놓은 감자와 양파를 뚝배기 바닥에 깔아 주세요.
3. 고등어 넣고 그 위에 고춧가루 뿌려 주시고요.
4. 뚜껑 닫고 보글보글 끓인 후에 대파 넣으면 완성~!!
그리고 내친김에 고등어도 구워 보고요~~
아참, 소개해드릴 매우 맛있는 아이가 하나 있어요. 이름하야, 병아리콩 부침개. 얼마 전에 제 티친이신 해피호냥님께서 광장시장에서 드신 녹두전을 올리신 거 있죠. 오메... 원래는 별로 좋아라 하는 아이도 아니었는데 한국에 안 간 지 1년이 넘다 보니 별게 다 추억 소환되고, 먹고 싶고 난리도 아니에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냐.. 집에 녹두가 별로 없다.. 어...그런데 병아리콩은 엄청 많네...???
그래서 일을 한번 벌려 보았어요. 안되면 말지, 맛있으면 더 좋고 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패기 넘치게 실험정신을 한껏 펼쳐 봤다고나 할까요. 일단 그저께 밤에 자기 전에 병아리콩 쌀 컵으로 1컵만 잘 씻어서 불려 놨습니다. 제가 패기가 넘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병아리콩은 콩비린내도 얼마 안나고, 저는 후무스, 팔라펠 등의 음식을 너무 좋아라 하니까 맛이 없을리가 없다는 믿음감이 어느정도 있었기 때문이었네요 하핫.
<병아리 콩전 만들기>
불린 병아리콩, 양파 반개, 파, 당근, 계란 2개, 간장 3스푼, 밀가루
1. 불려둔 병아리콩을 물 조금 넣고 블랜더로 곱게 갈아준다.
2. 파, 당근, 양파를 곱게 다진다.
3. 양푼에 1, 2 넣고 계란 2개 풀고, 간장 넣고 섞어준 뒤 밀가루로 아래와 같은 농도로 맞춰준다.
이게 무슨 일 이랍니까.. 병아리 콩전에서 녹두전 맛이 나는 이런 기이한 현상이란.. 게다가 겉바속촉의 환상적인 맛이란!! 햅격~~~!!! 너 정말, 아주 그냥 확 그냥 막 그냥 내 입맛을 미친 듯이 돋우는구나 ㅋㅋㅋ
아, 이거 부치실 때 약불로 하셔야 돼요~안 그러면 금방 타버려요.
맨 오른쪽 사진 보이시나요? 어떻게든 설거지 하나라도 줄이고자 하는 저의 노력 혹은 꼼수 ㅎㅎ 저는 고등어도 참 좋았지만 병아리콩으로 만든 전은 기대를 별로 안 하고 만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성공적이었네요~!! 저는 감히 티친님들게 병아리콩전을 강력히!!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이틀 연속 밤새 8시간을 넘게 잤더니 (밤 10시~ 아침 6시 반) 두통이랑 어지러움증이 현저히 줄어들었네요. 역시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나 봅니다. 찾아오셔서 염려해 주시고 토닥토닥해주신 우리 의리의 티친님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