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2. 01:03ㆍ성실엄마 일상/성실엄마 이야기
안녕하세요~ 성실엄마 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오늘은 저의 딸상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누려고 해요. 저희 딸은 한국 나이 6세, 만 5세인 유치원생이에요. 페파피그의 레베카 래빗을 보면서 생당근 씹어먹는걸 아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죠.
때는 바야흐로 약 한 달 전..
저는 저녁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딸내미는 생당근을 씹어먹으며 동화책을 보고 있었죠.
그러다 아주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엄마 이빨이 아파 ㅠㅠ
부리나케 달려 나와서 이를 보는데 아랫니가 흔들리는 거예요. 헉!! 빨리빨리 다니던 치과를 예약하고, 그다음 날 유치원 끝나자마자 선생님을 뵈러 갔죠.
어머님, 당황하셨나요? 유치가 빠지려고 하네요~~
녜??? 얘 아직 만 5세도 채 안됐어요~ 어젯밤에 생당근을 베어 먹고 이렇게 된 거예요~
여기 보세요, 잇몸 아래로 이가 올라오려고 하는 거 안 보이세요?
저는 안 보이는데요... ㅡㅡ;;;;;;; 그럼 언제 빼러 올까요?
(주섬주섬 거즈를 챙겨주며)이 빠지면 이거 1분 정도 물게 하세요.
아니 저는 못한다고요~ 선생님이 빼주세요. 예약해 주세요 제발~!!
집에 와서 신랑한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무슨 치과가 예약도 안 받아주냐며 투덜거리고 있는데, 저희 신랑의 표정이 그 치과 의사와 흡사했어요.
이는 저절로 빠지는 거야.
그걸 왜 억지로 잡아 빼??
이건 또 무슨 문화충격인가요.. 이가 저절로 빠진다고? 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난 맨날 치과에서 이 뺐는데?????
1주, 2주, 3주.. 이는 당최 저절로 빠질 기미가 전혀 안보였어요. 정말로 치과에 전화해서 예약 잡아달라고 하려고 손가락이 하루에도 열두 번은 근질거렸죠.
그리고 약 4주 차 되던 금요일 밤!!
결전의 그 날이 왔습지요.
크으~!!! 이런 날이 오는구나.
내가 티를 안 냈지만 정말 무서웠다 ㅠㅠ
이 날을 위해 유치 빼는 너튜브 동영상을
얼마나 인상을 찌푸리며 봤더란 말이냐 ㅠㅠ
제가 눈으로 열심히 기술을 연마한 덕에(?) 딸상전은 울지도 않고 거사를 치를 수 있었어요. 그날 밤 이빨 요정님은 10불을 놔두고 갔다는 후문이 ㅋㅋㅋ (성실네 이빨요정은 인심도 좋아요 ㅎㅎㅎㅎ)
--> 서양 문화에서는 빠진 유치를 베개 아래다 두고 자면 그날 밤 Tooth fairy가 동전을 놓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유치가 빠지는 순서는 6~7세를 기점으로 아래 앞니 두 개가 먼저 빠지고 그다음에 위 앞니, 그리고 6~12개월 차이로 하나씩 빠지면서 만 13세쯤 되면 영구치가 완성된대요. 학술적으로는 빠지는 순서가 있지만, 저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세계에서는 굳이 순서에 상관없이 빠진다고 하네요.
저희 딸은 만 5세이긴 하나 키 122cm에 몸무게는 19kg 미만이에요. 네네, 아주 장신에다 호리호리해요. 치과 선생님 말씀으로는 발육이 남달라서(?) 유치가 일찍 빠지는 것 같다며, 초등학교 다니는 본인 딸은 아직도 저희 딸 키만한데 이제 유치 하나 뺐다며... (선생님 그것은 자랑인가요, 위로인가요 ㅠㅠ)
이제 다음 이는 어떻게 빼죠? ㅠㅠ
제발 치과야, 발치 좀 도와주라..
150불이 참 비싸긴 하다만,
난 정말 겁난단 말이다 ㅠㅠ
(이 와중에 한국 의료 시스템 세상 부럽....)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갈게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