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5. 22:41ㆍ집밥 아이디어/메인
싱가포르 서킷브레이커 발동 49일째,
6/1까지 8일, 딸내미 개학까지 15일 남았습니다.
오늘은 싱가포르 공휴일이에요.
이름하여 하리 라야 (Hari Raya).
다민족 국가인 싱가포르는 다양한 종교도 함께 어우러져 있어요.
무슬림의 축제인 하리 라야는 한 달간의 라마단 기간을 끝내고 잔치를 벌이는 날이죠.
Hari=Day, Raya=Great이라는 뜻입니다.
어쨌든 무슬림의 축제 덕에 하루 공휴일을 얻었네요.
육아 동지에게 육아전쟁을 좀 맡기고
저는 일주일 식량 비축을 위한 요리 전쟁을 들어갔어요.
오늘은 닭가슴살 2kg으로 만드는 요리 제2탄!! 되겠습니다.
어젯밤에 딸내미가 엄마 치킨가스~!!
노래를 불러서 닭가슴살을 해동시키러 냉장실로 옮겼어요.
아침에 보니 해동이 잘 되었더군요.
닭가슴살 요리 1탄이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 뫼실게요~
https://molylana2204.tistory.com/7
오늘은 3가지 요리를 해야 해요.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지만, 만들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는 요리, 이제 선보일게요.
8 덩이의 닭가슴살을 반으로 나눠서
4 덩이는 닭개장+장조림, 4 덩이는 치킨가스를 만들었어요.
<본격적인 요리 전 해야 할 사항>
닭개장과 장조림용 고기는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압력밥솥에 생강 몇 조각 넣고 마냥 끓입니다.
(추가 약하게만 돌아가도록 약불에서 30분 정도 끓인 것 같아요.)
요리 1. 닭개장
<재료>
닭고기, 고사리, 양파, 파, 카이란(싱가포르 로컬 채소, 열무같이 시원한 맛을 냄),
무, 마늘, 고춧가루, 액젓, 새우젓, 된장
잘 익은 닭가슴살은 포크로만 살살 긁어줘도 사르르 풀어져요.
여기에 고춧가루 1큰술, 액젓 2큰술, 새우젓 1큰술, 된장 1큰술 넣고 조물조물해줍니다.
<본격적인 요리 전 해야 할 사항>에서 끓인 닭가슴살 육수와 물을 넣고
조물조물한 닭고기와 고사리, 양파, 파, 청경채, 무, 마늘 넣고 푹 끓여 줍니다.
닭고기가 이미 익은 거라 채소가 익을 정도로만 끓이면 돼요.
정말... 한~솥이 나왔는데 ㅠㅠ
나눠먹을 사람도 없고.. 저 혼자 언제 다 먹죠? ㅠㅠ
요리 2. 닭가슴살 장조림
<재료> 잘 찢어놓은 닭가슴살, 지난번에 소고기 장조림 해서 먹고 남은 간장
닭가슴살 장조림은 정말 신의 한 수였어요.
지난번에 소고기로 네 가지 요리 만들었던 거 기억하시나요?
그 간장이 정말 칼칼하니 맛있어서 재탕을 했어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면포로 간장을 한번 걸러내서 썼더니 좋더라고요.
소고기 요리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 뫼실게요~
https://molylana2204.tistory.com/27
요리 3. 치킨가스
<재료> 닭가슴살, 후추, 소금, 빵가루, 계란, 전분, 식용유
닭가슴살은 두껍기 때문에 얇게 만들어줘야 식감 좋은 치킨가스를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일단 옆으로 90% 까지 자르고 위에서 아래로 잘라줍니다.
그럼 나비 날개처럼 쫙 벌어진 모양이 되겠죠?
여기에 소금, 후추를 톡톡 뿌려 밑간을 해주세요~
저는 이 작업을 제일 처음 했어요.
닭개장이랑 장조림을 만드는 동안 충분히 간이 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이제 사정없이 망치로 팡팡 때려주세요~ 절대 봐주면 안돼요.
그러고 나서 밀가루(혹은 전분) -> 계란 -> 빵가루 순으로 옷 입혀주고 기름탕으로 풍덩~!!
오늘 점심은 따느님이 요청하신 치킨가스를 먹었어요.
기름에 튀긴 거라 에어프라이어로 10분 정도 돌려줬더니 기름 쪽 빠지고 더 바삭해져서 좋더라고요.
아 그런데 샐러드가 없어 ㅠㅠ
아악~!!!!
전업 6년 차라면 이 정도의 위기는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 법.
사과, 양배추, 당근 채 썰어서 케첩이랑 마요네즈 넣고 코울슬로 만들었어요.
밥이 없으니까 이상하신가요?
저희는 고기를 매우 지향하는 가족으로서 밥에 전혀 연연하지 않아요 ㅋㅋ
오늘 부엌에서 이렇게 끓이고 튀기느라 땀범벅이 되고, 설거지도 산더미였어요.
그래도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이 행복하고, 맛있는 음식에 또 감사했어요.
가족에게 건강한 집밥을 먹인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요..
(뭐지, 이 뼛속 깊은 주부스런 멘트는...?)
이 정도 반찬이면 3~4일은 너끈할 것 같아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제발요~~